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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미술품을 소재로 하고 있다. 미술품은 잘 알다시피 가격도 상상을 초월하지만 그 수량도 적을수록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다. 물론 만화를 통해 접하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미술품에 대한 얘기를 해버리면 독자들은 이내 책을 덮어 버릴 것이다. 미술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그 범위가 넓지만 문화적으로 그 방대함은 웬만한 매니아라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더라도 일반 독자들은 지루하고 딱딱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호소노 후지히코는 이처럼 까다로운 소재를 가지고 독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당연히 이러한 대중적인 인기는 물론이고 평론가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이야기꾼인 것이다. 미술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복제 미술상이라는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후지타를 통해 미술계의 뒷 얘기를 치밀하게 구성된 사건을 통해 만화자체의 재미를 보여주면서도 미술에 대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다.

미술이라는 이색적이고도 전문적인 소재와 함께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복제 미술상이라는 아웃사이더적인 캐릭터는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둠의 세계에서 활약하는 주인공, 자신의 분야에서는 철두철미함을 자랑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의외로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적인 모습, 베일에 싸여 있는 과거라든가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건들의 연결 고리 속에서 늘어가는 재미는 이색적인 소재 이상으로 캐릭터적인 매력을 주고 있다.

호소노 후지히코는 소년지에서 데뷔하여 인기를 모았으며 청년지로 이동하고 나서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그의 재능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작품 속에 몰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재능은 접근하기 힘든 소재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은 까다로운 소재의 접근하기 힘든 벽마저도 허물어 버린다. 갤러리 페이크는 호소노 후지히코의 이 같은 재능을 잘 말해주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