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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후르츠 바스켓

sungjin 2007. 9.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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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괜찮아.
혼자여도 나는 견딜 수 있어.
하지만...
사람은 혼자이기 전에 서로가 기대어 사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홀로가 아닌 함께라는 이름을 만들어 내었다.


후르츠 바스켓

제목만 들어서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겠지만, 원작에서 말하는 것들을 가장 훌륭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

이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가 고독한 인물들이다.
십이지의 저주에 걸려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소마가의 사람들...
그리고 천애고아가 되어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 혼다 토오루...
그리고 토오루로 인해 친구를 얻게 된 그녀의 소중한 두 친구들...

토오루의 회상신 중 하나에 이 후르츠 바스켓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각기 다른 과일 이름을 가지게 되는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어지면 일어나서 자리를 옮기는 놀이였다.
어릴 적,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하게 된 토오루는 자신만이 주먹밥이라는 이름을 받아 게임에서 배척당한다.
그리고 작품 앞에 나오는 고양이띠에 관한 설화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다.
무리에 끼지 못하고 홀로 있는 아이...

하지만 늘 혼자일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를 숨긴 이들은 과거를 딛고 일어서려 하고... 좀 더 세상을 향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혼다 토오루는 그런 이들에게 있어 구원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이들에게 던져주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자신이 겪었던 일이기에...그와 같은 마음을 지닌 아이들을 감싸주며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준다.
왕따가 되었던 키사...
쿄유에 대한 애정을 안고 사는 카구라...
고양이의 영혼을 가진 쿄우...
상처 받음에 지쳐 스스로를 미워했던 유키...
사랑이 아닌 아키토를 선택함에 후회하고 있는 하토리..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모미지...
동생과의 거리를 좁히려 애쓰는 아야메...
그리고 베일에 쌓인 시구레
십이지이면서 십이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자..거역할 수 없는 존재인 의문의 아키토...
이런 인물들이 만나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가운데...
그녀는 늘 중심에 서서 의지가 되어준다.

그렇기에 그녀는 사랑받는 존재이며 아름다운 소녀였다.

혼자가 아닌 함께 기대어 서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그녀이기에...
순수할 정도로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그녀였기에...
그녀는 저주라는 겉껍질이 아닌 이들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제 4화
사람은 양심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건 식욕이나 물욕뿐이래.
즉, 살아가는 본능 말이야.
양심은 몸이 성장하는 거랑 똑같이 자신 안에서 자라나는 마음이라고 하셨어.
그래서 사람마다 양심의 형태가 다른 거라고
둥글기도 하고 뾰족하기도 한 여러가지 모양의 양심이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혼다 토오루

토오루는 믿어줘야 한다.
의심따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거든.
토오루는 믿어주는 아이가 되는 거야. 그러면 반드시... ...
누군가에게 힘이 될 거야.
-혼다 쿄코

제11화
놓치고 말았어. 깨닫지 못했어.
언제나 즐거운 듯이 웃으니까.
진짜 사소한 것에도 기쁜 듯 웃으니까.
그래, 언제나 웃으며 지금 가장 듣고 싶다고 생각하는 말을 해줘.
어째서 깨닫지 못했을까.
알아주지 못했을까?
혼자가 아무렇지않다니,
그런 인간이 있을 리가 없는데...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고 싶어.
지금 당장.
보고 싶어.
-소마 유키&쿄우

제12화
눈이 녹으면, 봄이 되요.
지금은 아무리 추워도 봄은 또 와요. 반드시.
-혼다 토오루

제20화
원했던 것이 있다.
꿈꾸어 왔던 것.
꼭 안아줄 부모님.
돌아가고 싶은 집.
모두가 웃고 있는 곳.
모두가 헤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자신.
따뜻한 곳.
따뜻한 사람.
있다 정말로.
-소마 유키

제23화
..하지만 난 생각해.
난 확실히 추억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싶다고.
설령 그것이 슬픈 추억이 되더라도, 날 아프게 할 뿐인 추억이라도.
차라리 잊어버리고 싶다고 간절히 원하는 추억일지라도.
확실히 짊어진 채로 도망치지않고 노력하면,
노력한다면 언젠가... ...
언젠가 그런 추억에 지지않는 내가 될 수 있다고 믿으니까.
믿고... 싶으니까.
잊어도 되는 추억 같은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그래서 사실은 엄마한테서 잊혀지고 싶지 않았어.
노력해주길 바랬어.
..하지만 이건 내 욕심일 뿐이니가.
-소마 모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