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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신화 오공의 이야기는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의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다. 하계에서 태어난 원숭이지만 누구보다 큰 야망을 가지고 있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부처가 되면서 마무리 되는 소설과는 달리 “검은 신화 : 오공”에서는 ‘제천대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번 세상을 바꾸기 위한 ‘이어지는 의지’를 통해 마무리 된다.
게임 전편에 걸쳐 손오공의 유산들이 흘러넘친다. 프롤로그부터 등장하는 이랑진군을 보면서 천계대전 시절의 오공과의 사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관음선원의 승려들이 보배를 탐내어 음모를 꾸미고, 흑풍산의 요괴가 그 틈에 금란가사를 도둑질하던 이야기는 앞으로 펼쳐지게 될 손오공의 대활약을 예고하였던 에피소드가 아니였던가? 운잔동에서 오공을 팔계를 굴복시키고, 삼장법사는 부도산에서 ‘심경’을 받던 에피소드를 떠올리면서 새롭게 확장되는 팔계의 사랑이야기를 플레이한 후 깊은 감동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길고 긴 여운 속에 취하게 된다. 새롭게 해석된 평천대성 우마왕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서유기의 세계관을 충실하게 보여주었고 동양적 신비로움으로 가득 채운 서유기의 풍경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낼 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으로 펼쳐내었다. 불교의 깊이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고 곳곳에 배치된 불교적 이미지와 도교적 색체가 어우려지면서 독특하고 환상적인 동양적 환타지의 진수를 구현하였다. 무엇보다 서유기의 등장인물들이 원작에 충실하게 또는 새롭게 해석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는 내내 서유기를 읽던 시절의 추억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검은 신화 오공’은 단순히 게임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서유기라는 원작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완성되었다. 플레이하는 동안 단 한번도 지루할 틈이 없었고, 곳곳에 펼쳐진 풍경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깊은 여운 속으로 잠겨들게 된다. 무엇보다 등장하는 보스와 캐릭터들을 통해 전해오는 그리움들은 여타의 게임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최고의 즐거움이였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최고의 찬사는 “재미있어요!”라는 말 한마디라고 한다. 하지만 검은신화 오공에 대해서는 어떠한 찬사를 내리면 좋을까? 이런 즐거움을 무엇이라고 표현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유저는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흥! 옥황상제가 아무리 수행을 오래했기로 언제까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란 법은 없잖아?”
옥황상제와의 대담을 통해 전해오는 오공의 이 말은 어지러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서민들의 바램을 담고 있었고, 신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하층민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당시의 사회 구조에서는 허용될 수 없는 모순들을 타파하고 싶었고 때문에 손오공의 인기를 오랜 세월을 넘어서 지금도 사랑받는 최고의 캐릭터가 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현명한 원숭이지만 동시에 오만함이 함께하였고 신출귀몰한 술법의 소유자였지만 우직한 정공법을 즐기던 캐릭터였다.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 되고 싶었지만 불법에 귀의하고 부처가 되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더더욱 아쉬움을 사게 되었다. 마지막에 검은 신화를 위한 여정을 떠나면서 마무리 되는 게임의 엔딩을 감상하면서 수많은 만감이 교차하게 된다. 검은 신화 오공의 이야기는 결국 이처럼 손오공의 팬들이 생각하고 있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함은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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