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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주간소년챔피온 10호에서 첫선을 보인 하마오카 켄지의 괴짜가족(우라야스 철근가족) 시리즈는 악질적이고 엽기적인 개그만화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형태의 슬랩스틱 코메디와 기상천외한 에피소드, 그리고 개그만화 특유의 불사신이라는 설정을 조합하며 폭소만화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체험시켜주었다.

찡그린 얼굴 표정만으로도 폭소탄을 터트릴 수 있는 하마오카 켄지의 표정 연출은 오직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초월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놀라울 정도로 유쾌한 웃음을 조합하였다. 단순히 가볍게 웃고 즐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위 환경을 아랑곳 하지 않고 혼자서 키득대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일상의 별 것 아닌 행동하나하나가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만화이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는 상상력을 넘어선 아득한 저편의 세상(?)을 그려나간다.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일상 속에서 오오사와기 가족이 펼쳐나가는 가족용 엽기드라마는 이웃과 학교, 그리고 수많은 엽기적 캐릭터들간의 인연 속에서 웃음재미라는 만화가 지닌 고유한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 만화가 지닌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공통분모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가르쳐 주었다.

특유의 패러디와 시대적 자화상을 작품 속 곳곳에 채워 넣으면서 단순히 웃고 즐기는 만화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엽기적인 패러디와 오마쥬에 그치지 않고 그 시절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하였다. 물론 그것마저도 웃음이라는 형태로 승화시켜 예상하지 못한 캐릭터성을 부여하여 다시 한번 새로운 에피소드의 주역이 되길 바라게 만든다. 모두에게 익숙한 캐릭터지만 황당스러움으로 다가오게 만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보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물하였다.

때로는 지나치게 극단적이도 악질적인 모습으로 눈살을 찌뿌린 다거나 필요 이상으로 엽기적인 설정이 더해지면서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많은 캐릭터와 소재의 조합 속에서 불쾌함 보다는 유쾌함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때때로 느껴지는 불쾌함마저도 날려 버릴 수 있는 웃음들이 가득하였고 때문에 에피소드간 편차를 느끼더라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였다.

연재가 장기화 되고 세월의 흐름만큼 어느 덧 원숙해진 그림, 작화 스타일은 어느 덧 작품 초반 보여주었던 악질적이고 지독한 엽기성을 다소 완화되었는지 모르지만 변함없는 모습으로 폭소탄을 만들어낸다. 우당탕탕 괴짜가족에서 출발한 괴짜가족 시리즈는 원조! 괴짜가족, 언제나! 원조 괴짜가족, 장하다! 원조 괴짜가족을 반복되는 사자에상 시공의 변형된 형태의 시공 속에서 매번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조금씩 어긋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전해주었다. 연재가 장기화 되면서 잊혀진 설정과 수정된 설정, 추가된 설정 등 군데군데 작품의 세계관에 구멍이 뚫리고 작화의 발전과 소재의 빈곤으로 독자들에게 아쉬움을 주는 경우도 빈번하지만 여전히 우라야스철근가족이 선사해주는 미덕은 변함없이 다가온다.

코테츠와 코테츠의 가족들, 그리고 코테츠의 친구들, 코테츠의 이웃과 우라야스의 명물캐릭터들이 자아내는 폭소탄은 언제나 큰 웃음을 줄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