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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피바다로 변해간다. 지독할 정도로 잔인하게 썰려나간다. 자극적인 묘사와 함께 이야기의 흐름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틀어버린다. 초월적 존재인 악마와 이에 맞서는 데빌헌터와의 싸움을 통해 정석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던 다크 판타지를 유쾌하게 파괴시켜 버린다.
후지모토 타츠키는 체인소맨을 통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전해 주었다. 작가가 마음껏 펼쳐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체인소맨이 보여준 의외성은 유쾌함이 녹아들면서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무거운 세계관과 이야기 전개속에서도 참신하게 느껴지는 가벼움을 담아낼 수 있었다.
미카미의 정체는? 덴지의 정체는? 아키와 파워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정말로 히메노가? 총의 악마의 실체는? 등등 끊임 없이 물음표가 쏟아진다.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을 구성하면서 완벽하게 구성하기 보다는 흥미롭게 구성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될 정도로 체인소맨의 세계는 풍성하다.
수많은 물음표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지만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작품을 읽는 것 이상으로 작품 곳곳에서 펼쳐지는 체인소맨과 악마들의 광란의 현장을 보기 위해, 저마다 독특한 설정을 부여 받은 악마들이 지닌 개성을 보기 위해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에 읽고 싶은 작품이면서 동시에 캐릭터들의 매력을 알고 싶어서 읽게 된다.
이야기의 완성도로 인해 작품의 평가가 반전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예상하지 못했던 클리셰가 파괴되어 가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액션 연출에 있어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구멍이 많다고 가정하더라도, 작화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단점에 대한 부정적 평가보다는 작품이 지닌 장점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를 덮어버리고 작품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을 가지게 된다. 체인소맨은 작품 속에서 펼쳐진 캐릭터와 세계관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작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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