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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타츠야의 스파이 패밀리나 마츠모토 나오야의 괴수 8호로 대표되는 일본의 웹코믹은 디지털 시대로 변해버린 일본만화의 현재의 모습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역시 전통적인 실물 종이잡지 시장에서 디지털 잡지로 상당부분 이동되었고 결과적으로 출판만화시장의 전체매출은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식은 웹연재보다는 잡지연재를 통해서 발행되는 작품이 더 높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으며 여전히 주간소년만화잡지와 격주간 순전만화 잡지, 아동용 월간 만화 잡지가 출판사의 주력작품들이 연재한다고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출판사를 제외한다면 일본의 만화계 역시 종이만화잡지의 쇠퇴와 동시에 웹매거진으로 중심이 이동되었고 웹매거진을 통해서 상당히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2009년부터 ONE의 원작을 무라타 유스케가 리메이크하여 연재하였던 원펀맨을 비롯하여 앞서 언급한 스파이 패밀리와 괴수 8호 등 종이잡지가 아닌 웹에서 연재를 시작해 실물 단행본으로 100만부 이상 팔아치우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일본에서도 웹코믹의 위상은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처럼 종이잡지에서 좌천된다거나, 이벤트성 만화, 다른 미디어와의 믹스를 통해 기획된 만화, 실험적이고 컬트적인 만화, 물리적인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소개할 수 없던 신인들을 위한 공간에서 이제는 일본 만화의 편집 시스텝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철저하게 기획되고 준비된 만화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인기를 모은 작품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서 판매량으로 증명하였죠.

하지만 여전히 웹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전통적인 종이만화잡지의 연장선에서 제작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향후 일본의 웹코믹이 어떤 식으로 다변화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적인 출판사의 기획력과 편집 시스템이 웹상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엔터테인먼트의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어쩌면 과거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출판만화잡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고 확대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