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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전성기를 함께한 요시즈미 와타루의 작품들은 언제나 유쾌하다. 그리고 즐겁다. 트렌디한 이야기 전개만으로도 얼마나 히트할 수 있는지를 증명시켰고 90년대에서 가장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작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8권으로 완결된 마멀레이드 보이는 천만부를 돌파하여 당시 인기 소년만화 못지 않은 판매고를 기록하였고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여 당초 기획을 넘어서 연장방영되었을 정도다. 핸섬한 그녀 역시 OVA로 이어지면서 요시즈미 와타루는 핸섬한 그녀-마멀레이드 보이의 연타석 홈런으로 리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단기 집중 연재한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거쳐 민트향 우리들을 연재하면서 리본의 전성기와 함께 요시즈미 와타루의 전성기도 서서히 저물게 된다.

스와핑 부부(?)의 기이한 인연이 만들어낸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의 사랑을 다룬 마멀레이드 보이, 고등학생임에도 이미 결혼과 이혼 경력을 자랑하는 오직 하나뿐인 그대에서부터 이어진 요시즈미 와타루의 콩가루식 트렌디 드라마에 익숙했던 독자들에게 여장을 하고 생활하는 이란성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전작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였을 것이다. 요시즈미 와타루의 작품이 인기 있었던 이유는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 트렌디함이 녹아 있는 무난한 드라마 전개 속에서도 곳곳에 아기자기함이 넘치고 유쾌함이 넘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멀레이드 보이가 인기가 단순히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의 사랑의 애절함도 있었지만 복잡하게 얽히고 엮어지는 사랑의 화살표가 여기저기 혼란스럽게 날라다니면서도 무겁고 심각한 내용마저도 가볍게 날려 버릴 수 있는 상쾌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트향 우리들의 이야기는 요시즈미 와타루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상쾌한 작품이다. 학창 시절의 복잡한 마음의 변화를 작품 속에서도 가감없이 펼쳐내었고 이란성 쌍둥이 남자아이가 여장을 하고 여학교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의 연속은 가볍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요시즈미 와타루의 작품이 지닌 최고의 미덕을 느끼게 해준다. 한없이 무거워 질 수 도 있는 분위기도 경쾌하게 만들면서 작품 속에 귀엽고 앙증스러움을 가득 담아내었다. 작품 속에서 등장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복잡한 연애관계가 자칫 무게에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른 누군가의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치유될 수 있는 회복력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미소짓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요시즈미 와타루의 유쾌함이 가득 담겨 있었던 민트향 우리들은 단행본 판매는 좋았지만 마멀레이드 보이라는 히트작에 가리워지면서 다소 박한 평가를 받게 된다. 작품에서 보여준 작가의 상쾌함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민트향 우리들은 아무리 폭주를 해도 상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가의 즐거움이 함께한 작품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