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아이돌 에이스(아이돌 A)

sungjin 2021. 6. 9. 11:25

짧은 뮤직클립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아이돌 에이스는 전형적인 아다치 미츠루의 감성이 넘치는 작품이다. 동시 기획되어 부정기 연재를 통해 단행본으로 발행되었던 만화 아이돌 에이스(아이돌 A)가 현역 여고생+인기 아이돌+고시엔의 에이스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아다치 미츠루의 현실감을 느끼기 힘들었던 반면 애니메이션 아이돌 에이스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거리 곳곳의 풍경들이 함께 하면서 아다치 특유의 말없이 전해오는 이심전심의 마법과 함께 그의 작품의 전매 특허와도 같은 세밀한 배경 묘사의 묘미를 살려내었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과 함께 주인공 아즈사가 거리 곳곳을 돌아다닌다. 말없이 보는 것만으로도 아다치 미츠루의 감성이 전해온다. 아이돌도 아니고 고고야구의 괴물 투수도 아닌 평범한 여고생 사토미 아즈사의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오랜 세월 동안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아다치 미츠루의 감성이였다.

이미지 보드를 감상하는 느낌으로 제작된 아이돌 에이스 애니메이션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선데이의 선물같은 작품이다. 서정성 넘치는 화면을 가득 채운 아다치의 감성을 이 같은 형식으로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것도 있지만 아이돌 에이스라는 만화가 지니고 있는 특수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또 하나의 아이돌 에이스의 이미지를 완성해 내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반복해서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단어를 생각나게 하고 너무나 당연시 되기 때문에 식상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인 것이다.

이벤트성 기획에서 출발한 아이돌 에이스는 부정기 연재를 하면서 단행본이 발행되었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팬들에게 조차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야구를 소재로 한 아다치 미츠루의 연재작임에도 직구 승부를 하기 보다는 아이돌과 고고야구의 에이스라는 이중 생활을 하는 여자 주인공의 특이한 설정이 만들어 내는 오해와 엇갈림 속에서 누구나 예상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다치 미츠루가 연재한 수많은 작품 중 조금은 이색적인 작품이라는 인상만이 남게 됩니다. 이색적이고 특이한 설정이 지나칠 정도로 현실감을 잃어버리면서 팬들 역시 아다치 미츠루의 이름이 있었기 때문에 감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죠. 물론 하이틴 스포츠 극화를 그려나가는데 있어서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작가지만 아이돌 에이스는 아다치의 후기 단편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금은 유별난 작품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아이돌 에이스 역시 아다치가 그려내는 마운드의 묵직함이 살아 있는 최고의 야구만화이자 하이틴 스포츠물의 정점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