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에스에프널 SFnal 2021

sungjin 2021. 4. 12. 17:04

에스에프널이라는 타이틀로 묶여진 SFnal에 수록된 27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씩 SF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폐쇄적인 그리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정통 SF 또는 하드 SF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SF의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말이다. 이런 건 SF가 아니라 SF의 탈을 쓴 것 뿐 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위대한 거장 또는 고전의 작품들을 나열하며 이런 것이 SF라고 주장하면서 SF의 경계선을 그어버리고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SF에 대한 고집을 피우고 있진 않았을까? 사실 SF는 이렇게나 풍부하고 폭넓은 확장성을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장르임에도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은 아닐까?

그리고 다시 한번 SF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SF라는 장르의 가능성이 얼마나 무한한지는 깨닫게 된다.

어딘가의 환상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의 현실을 펼쳐나간다.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가상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신앙과 폐단들을 보여준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인간을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나왔지만 여전히 빈부의 격차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인류의 오만함과 이기심에 의해 멸망할 것이라고 예견한 학자들을 비웃 듯 여전히 인류는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면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어딘가에서 이미 들었던 이야기, 누구나 상상했던 이야기지만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여전히 재미있게 읽어나가게 된다. 가까운 미래 또는 아득히 먼 미래, 우리의 일상 속 이야기 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다. 더 이상 새로운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과학적 사고의 장을 통해 다가오는 현실은 설명 인류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세상의 끝 너머에 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이라는 미래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꾸어 주는 마법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에게 읽히더라도 아니 이미 엉터리로 결론날지도 모르는 머나먼 미래 사회에서 이책을 읽게 되더라도 현재의 우리들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고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SF본연의 순수한 매력들을 각각의 단편들을 통해서 깨닫게 하였다.

이런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반복되는 감상이지만 여전히 이런 식으로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게 된다. 머나먼 미지의 세상을 개척하기 위한 희망을 싣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인류의 반복되는 도전과 같이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인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우주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담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