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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는 엉뚱해(치비 마루코짱)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소중한 선물 같은 작품이다. 원작자 사쿠라 모모코의 진솔함이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이 작품은 에피소드 한편 한편 변치 않는 반짝임을 가득 담고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마치 마법 같은 모습으로 그 시절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린 시절 우리들의 일기장을 훔쳐 본 것 같다.’라고 말이다. 사실 이 작품이 작가 본인은 물론이고 출판사조차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당시 일본 만화사상 초판 발행 부수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많이 팔렸던 작품이였다.)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 시절의 추억을 통해 자극하고 그리움 속에서 빠져들게 만들었던 소중한 반짝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꼬마 마루코양의 이야기는 세월을 넘어 세대를 넘어서 모두에서 보편적으로받아 들일 수 있는 삶의 보편성을 웃음이라는 미덕을 통해 표현할 수 있었다. 당시 이 작품이 연재하던 리본의 주 독자층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의 기록적인 히트는 소녀만화에서 시작해서 남성과 성인 모두로 확대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었고 꼬마 마루코양의 인기는 분명 국민적인 사랑을 받을 정도였다.(240만부를 발행하였던 초판 발행 부수, 39.9%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시청률은 단순히 인기작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일상의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웃음 폭탄은 삶 속에서 다가오는 절제된 유머러스함이 아니라 폭주하는 웃음 덩어리다. 추억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변지 않는 삶 속에서도 통쾌한 웃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당시 유행하던 악직절인 개그 코드가아니더라도 그 이상으로 폭풍 웃음의 도가니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시켜 주었다. 화려한 그림체와 연출이 아닌 지극히 소박하게 그려진 그림 일기 같은 그림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었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면서 그리움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우리들의 삶은 유쾌함으로 가득한 행복한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웃음을 찾기 위해 과장된 코믹만화 또는 악질적인 개그 코드로 무장할 필요가 없이 바로 우리들의 삶 속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치비 마루코짱은 가르쳐 주었고 일상의 드라마 속에 담겨 있는 소중함 속에서는 잊고 있었던 웃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주었다.

다시 한번 치비 마루코짱의 페이지를 펼쳐보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웃음을 참지 못하게 된다. 적어도 이 작품 속 일상의 드라마는 그 어떤 작품보다 진솔하지만 동시에 그 어떤 작품보다 웃음이 넘쳐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