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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불새 – 망향편

sungjin 2018. 11. 8. 16:48


불새 시리즈는 인간사의 흥망성쇠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어리석음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영원한 생명의 신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악한 탐욕과 잔인함 속에서 과감하고 묵직하게,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화두를 던진다. 때문에 언제나 불새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대부분 파멸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망향편은 불새 시리즈 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비극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인간의 추악함이 아닐 사랑으로 가득했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슬픔으로 가득 채워버렸다. 결말에서 보여준 작은 안식의 모습은 조금이나마 슬픔을 잠시나마 잊게 할지 모르지만 분명 이 작품은 슬픔으로 가득 채워진 비극적인 이야기다. 금기시되는 죄악의 행동마저도 가슴 아플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모습이 문명의 흥망성쇠와 함께 하며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머나먼 우주 어딘가에서 지구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반복될 수 밖에 없는 금기의 연속 속에서추악한 탐욕이 일으킨 문명의 멸망을 뒤로하고 작은 인식을 얻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언제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로미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너무나 힘겹고 무겁게만 느껴졌고, 안타까움에 함께 슬퍼하게 된다. 테즈카 만화가 지닌 강점 중 하나가 웃음이라면 다른 하나는 눈물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을 정도로 망향편에서 테즈카의 비극이 자아내는 슬픔은 불새라는 테마 안에서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불새는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비극을 내포하였고 슬픔과 눈물로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특히 망향편은 비극에서도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테즈카의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무겁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독자들에게 가슴 깊이 새겨 줄 수 있는 작품이 과연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