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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클로버(CLOVER) by CLAMP(클램프)

sungjin 2014. 4. 19. 11:15

 

 

클로버는 클램프가 보여줄 수 있는 미장센의 완결점이다. 만화라는 매체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차별적인 연출이 어떻게 하면 이토록 환상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경이적인 작품이다.

 

칭찬이 너무 지나친 건 아니냐고? 아니 오히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찬사를 쏟아내고 싶은데 어휘력이 부족해서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새하얀 종이 위에서 스크린톤 연출을 철저하게 자제하고 시각적 미장센을 극대화시켰다. 클램프식 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X(엑스)는 물론이고 파괴적 골격에서 완성된 클램프의 스타일을 거부하고 클로버는 프레임의 효과, 칸과 칸 사이의 형식을 파괴한 또 하나의 미학의 완성을 보여주었다. 그림과 글이 함께하기 때문에 만화가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칸과 칸으로 이어지는 형식이 있기 때문에 만화는 다른 어떤 매체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강력한 차별성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클램프는 클로버를 통해서 증명시켰다.

 

클로버의 이야기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현재로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 구조, 수많은 수수께끼의 파편들이 권 수를 더해가면서 맞추어지는 퍼즐같은 방법으로 페이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이렇개 가슴아프개 들려줄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스토리텔러의 역량이 클로버에 이르면서 절정에 달했다는 느낌이다. 아마 클램프 본인들도 다시는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 될 정도로 말이다.

 

클로버의 그림은 무한한 매력을 자니고 있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잔혹한 동화의 세계가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림 하나하나가 매혹적이다.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이미지는 직관적이고 상징적으로 깔려있는 소품들은 몽환적이다. 환상이 극대화된 SF의 이미지가 초월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이야기의 힘이 아니다. 그림의 매력이 아니다. 만화라는 형식이 자아낼 수 있는 연출의 미학이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종위 위에서 어떻게 이런 음악적 느낌을 완성해 낼 수 있는거지? 움직이지 않는 정지된 그림이 어떻게 이토록 스펙타클하개 다가올 수 있는 거야? 스크린톤이 거의 없음에서 음영의 마법은 놀랍기만 한데? 기묘한 분위기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곳에서 클로버느 초월적 이미지를 연출해 내었다.

 

소설로 이 느낌을 전달 할 수 있을까? 아니야? 텍스트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니까? 영화는?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는 영상에서는 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클로버의 매력이 자연스럽게 반감 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확신해!

 

이렇게 적고 보니 앞서 언급했던 이야기를 일부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클로버는 클램프가 보여줄 수 있는 미장센의 왼결점이 아니라 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미장센의 완결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