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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써니 Sunny by 마츠모토 타이요

sungjin 2013. 11. 9. 14:32



공상-망상-상상그리고 자기만의 세계…’

 

어린 시절의 성장통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분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양산화(?)의 과정을 거쳐 획일화되어 세상에 나온 이후에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의 시절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무디어지는 감정들성장해 가면서 얻게 되는 것도 많지만 잃어버리게 되는 것도 많기 때문에 성장통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절의 이야기를 마츠모토 타이요는 누구보다 환상적인 형태로 구현하고 독자들에게 깊은 노스탤지어를 전해준다.

 

마츠모토 타이요는 아주 작은 기억의 파편을 상기시키는 것 만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추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 작품 속의 배경,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혀 우리와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공기를 숨쉴 수 있도록 강한 환상이 스며들어 있는 현실감을 부여한다.

 

써니의 이야기는 마츠모토 타이요 자신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작품에 녹아 있는 어린 시절의 성장통은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비밀 기지에서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소년들의 모습,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고독감, 서로 다른 이들이 만들어 가는 유대감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도 깊숙하게 스며들어 온다. 특유의 펜선이 그려나가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난기 가득한 그래피티의 마법이 자아내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어딘가의 환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현실을 지긋히 바라보는 듯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지난 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며 생각에 잠겨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아련함의 바다 속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였다.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마츠모토 타이요이기 때문에 가능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철콘 근크리트와 고고 몬스터에서 자연스럽게 연장된 마츠모토 타이요의 성장통은 써니에 이르면서 한층 더 성숙되었다. 철콘 근크리트의 시로와 쿠로처럼 과격해지기 보다는 완숙미 넘치는 여유로움이 연출에서 느껴진다. 고고 몬스터에서 바라본 시선보다 다양해지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마츠모토 타이요의 아이덴티티가 여전히 강력하게 표출되고 있었다. 작가의 펜선과 연출, 배경과 곳곳에 펼쳐진 화면 속에서한 컷 한컷, 한 장 한 장, 한 챕터 한 챕터마다 마츠모토 타이요만의 작품 세계가 전해줄 수 있는 즐거움을 가득 담았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할 때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이번에도 반시 한번 반복해서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니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추가해서 덧붙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고고몬스터에서 이어지는그리고 한 층 성숙해진 성장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