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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원피스를 보기 전에 느꼈던 두근거림이 사라져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 만화의 힘도 예전만 못한 감이 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린 시절의 두근거림이 모두 녹아버린 탓도 있겠죠.


새로운 극장판이 나와도 무관심하게 지나가고, 단행본이 나와도 어릴 때부터 계속 구매하다보니자연스럽게 구매해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그토록 열광했던 작품, 설레임과 두근거림에 잠 못 이루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던 원피스였기 때문에 일상의 한 부분 처럼 자연스럽게 습관화된 감상 행위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원피스 극장판 제트”를 감상하면서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바로 그런 점인지도 모릅니다. 잊고 있던 감정들, 어린 시절의 소중했던 추억을 상기시키며 감추어져 있던 소중한 보물섬을 끄집어 내듯 변함없는 원피스의 모습이 담겨 있었음에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원피스’가 변해버린 것이 아니라 세월의 흐름 속에 무디어진 나 자신의 감정이 변해버렸다는 느낌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원피스다운 유쾌함과 쾌활함은 잊고 있었던 감정을 조금이나마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고 망각하고 있던 두근거림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재미와 감동이 살아 있는 내가 알고 있는 원피스였다는 것입니다. 근래 본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등 모든 미디어를 통 틀어서 ‘원피스 극장판 제트’만큼 즐겁게 감상한 작품이 없었을 정도로 이번 ‘원피스 극장판 제트’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제까지 계속 구매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구매해왔던 원피스 만화책을 다시 한번 펼치게 되었습니다. 작중 2년의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을 바뀌어 놓았음에도 별다른 관심 없이 제대로 감상하지도 않았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오랜만에 진지하게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맛에 원피스는 보는 거라니까요!”

“내가 이래서 그 시절 원피스에 열광했었구나!”


단행본으로 많은 연재분량을 한번에 감상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다 에이이치로의 자세는 언제나 변함없었고 원피스 역시 변함없었기 때문이죠.


느슨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였다는 것입니다. 70권까지 정말 숨막힐 정도로 달려 올 수 있었고 70권에 이르러서는 또 하나의 폭풍전야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이정도면 70권이라는 길고 긴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원피스는 흔들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이다. 물론 전체적인 흐름에서 쳐지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원피스는 충분히 찬양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의 중심이 확고한 기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작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