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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도로헤도로

sungjin 2013. 6. 30. 23:22

 

 

유쾌한 그로테스크!

 

하야시다 큐의 도로헤도로를 한 줄로 설명한다면 위와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잔혹함으로 채워진 웃음이야말로 이 작품의 특색을 규정 지을 수 있는 대표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만일 실사 영화로 제작된다면 그 잔혹함에 눈을 돌려 버릴 수 밖에 없겠지만 만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살린 그로테스크함으로 매력적인 이미지를 완성해 낼 수 있었으며 동시에 유쾌함을 녹여내면서 통통 튀는 듯한 가벼움을 지닐 수 있었다.

 

이 같은 특성은 작품의 분위기를 독특하게 자아내며 색다른 스타일리쉬함을 선사한다. 러프한 데생과 같은 느낌으로 그려나가는 펜선의 묘미는 작품을 한 층 더 그로테스크하게 이미지화시켰으며, 곳곳에 재기 발랄한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었다. 특히 예상하지 못했던 캐릭터의 본 모습을 통해 기막힌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숨어있는 작가의 재치 넘치는 묘사는 도로헤도로의 세계관과 함께 하며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색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마법이라는 환상이 자아내는 상상력은 매력이 철철 넘칠 정도다. 다양한 속성과 조건을 통해 이능의 힘을 사용하는 가지각색의 사건들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우연적인 상황을 조합해내면서 작품에 힘을 더한다. 독특한 스타일리쉬함 못지 않게 세계관의 독특함과 상상력이 한껏 발휘된 능력의 조합들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신선함과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들을 가득 전해 주고 있다.

 

외형적인 스타일리쉬함이나 재치있는 연출, 독특한 세계관에 못지 않게 처음부터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의 축은 이 작품이 끝나는 순간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함으로 가득 채웠다. 매 에피소드마다 쏟아지는 궁금증, 매 에피소드마다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들, 그러면서도 조금씩 결말을 향해가는 끝이 보이는 스토리 등 마치 복잡하게 얽혀 있는 퍼즐을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어가는 듯한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수없이 흩어져 있는 퍼즐의 조각들이 하나씩 자리를 찾아가며 완성되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형태의 그림이 드러나듯 도로헤도로의 이야기의 초반을 감상하면서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던 형태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의 궁금증이 해결되면 또 다른 궁금증을 탄생시키며 다음 독자들의 기다림을 가지고 노는 것만 같다.

 

스타일리쉬한 작품은 이제까지 많이 접했다고? 그로테스크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재미있는 이야기란 어느 정도인지 알겠다고? 독특하고 신선함이 가득하다는 소리는 지겹다고? 하지만 도로헤도로를 감상하고 나면 이제까지 자신의 맘에 들었던 작품들을 보면서 늘 사용하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더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이전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넘어서는 느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