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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소설의 기술’을 읽으면 아마 밀란 쿤데라라는 작가에 대해 놀라는 것에 앞서 쿤데라의 작품에 상당히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토록 치밀하게 구성하고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풍부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밀란 쿤데라의 작품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지게 됩니다.
높고 낮음, 강함과 약함, 길고 짧음 등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읽는 방법에 있어 독서의 리듬과 타이밍 감각까지 고려해서 구성하는 치밀함은 물론이고 다층적, 복합적, 그리고 다성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소설이라는 형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쿤데라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을 지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소설을 제대로 읽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웬지 쿤데라의 작품에 무거움에 부담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매력적입니다. 소설에 대한 이해, 쿤데라의 생각을 파악하기에 앞서 쿤데라의 작품이 지닌 사색적이고 시각적인, 그리고 청각적인 문장의 매력은 오직 소설에서 가능한 유일한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소설이라는 것이 지닌 가능성, 그리고 오직 소설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쿤데라의 작품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설에 대한 분석과 깊이 있는 접근이 아니라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무겁고 어렵지만 그래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혹적인 문장이 가득합니다.
밀란 쿤데라는 이 책에서 소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작가가 실험적 자아를 통해 실존의 중요한 주제를 끝까지 탐사하는 위대한 산문 형식.”
사건을 들려주고 이야기의 매력을 통해 독자들에게 접근하기 보다는 실존의 영역을 끊임없이 탐구해가며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특히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철학이나 과학의 영역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오직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기존의 접근방법들을 다성적으로 압축시키고 펼쳐내면서 소설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쿤데라의 작품을 읽어보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치와 잠재성을 최대한 끌어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쿤데라의 작품은 아주 훌륭한 클래식 음악을 변주곡으로 매번 다채롭게 요리하고 독자들에게 선물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기술’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쿤데라의 작품에서 내가 아직도 찾지 못한 보물들이 가득 숨어 있구나!’라는 것입니다.
PS 굳이 쿤데라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더라고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세르반테스와 프루스트에 대한 쿤데라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으며 왜 쿤데라가 자신의 작품이 번역되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어떠한 평도 허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쿤데라의 작품 세계를 뛰어넘어 소설의 확장성과 가능성에 대해서 그만의 독특함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쿤데라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에도 매우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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