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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광염소나타

sungjin 2012. 11. 11. 19:56



천재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광기로 물들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천재성이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연적인 기회와 만남을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

세상에서 다시 보기 힘들 정도로 천재성을 극대화 되어 발현 된 예술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라면 범죄도 허용 될 수 있는 것일까?

 

김동인은 광염소나타를 통해서 타고난 천재성과 우연한 기회의 만남이 탄생시킨 예술의 가치를 두고 의문점을 던진다. 범죄라는 행위와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위대한 예술의 탄생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어디까지 둘 수 있는지, 그리고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도덕적 윤리적 일탈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시한다.

 

한 평론가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 되는 한 천재 예술가의 이야기는 또 다른 화자의 이야기와 결합되면서 광염소나타의 퍼즐을 완성시켜 나간다. 전자가 천재 예술가의 천재성에 대한 모습을 그린다면 후자는 천재 예술가가 탄생시킨 예술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특히 전자의 화자의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 부족하고 미완성적인 형태를 후자의 화자를 통해 빈 공간을 채워 의문점을 해소시켜 하나의 완성된 퍼즐로 탄생되는 순간의 전율은 무서울 정도로 머리 한구석을 강타한다. 마치 잘 짜여진 추리 소설에서 정교한 트릭을 찾아내고 알리바이를 깨부수는 순간의 감정처럼 광염소나타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커다란 진실과 마주하게 되고 독자들은 그 순간 전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광염소나타라는 제목에서 어느 정도 예측이 되었던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강렬함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었다.

 

철저하게 압축되고 군더더기 하나 없이 밀도 있게 구성 된 단편 소설의 묘미는 광염소나타에서 더욱 돋보인다. 제한 된 지면 위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들을 완벽하게 전해주기 위해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은 물론이고 등장인물과 소설의 배경까지 간결하게 구성하고 플롯을 교차시켜 나가며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단계를 올라가듯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지막에는 터져나오 듯 마무리하였다.

 

이미 수많은 단편 소설을 통해서 김동인의 작품의 매력, 김동인의 작가적 재능을 공감하고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 김동인의 작품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을 추천하고 싶을까? 만일 내게 김동인의 단편 소설 중 가장 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광염소나타를 꼽고 싶다. 예술에 대한 작가의 자세가 담겨 있으며 짧고 간결한 단편소설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꾼 김동인의 재능, 특히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켜 전율을 선사하는 연출이 돋보이는 이야기의 재미가 살아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