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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서유요원전

sungjin 2012. 9. 23. 15:50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화풍은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이다. 동양화가 일본의 만화적 양식과 만나면서 탄생된 듯한 독특한 작화스타일은 모로호시 다이스케의 작화 실력의 대단함을 증명시켰주었고 동시에 모로호시 다이지로만의 독특하고 신선함 작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이 주는 매력은 그림의 매력 이상으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매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설과 신화, 그리고 공포, 환상 등 기이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같은 소재,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욱 기이하고 보다 재미있게 들려주는지를 잘 아는 이야기꾼 같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연재한 ‘서유요원전’이 기대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유명한 ‘손오공’의 이야기는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서 수없이 많은 모티브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리메이크 되고 재생산되어 다양한 형태로 독자들에게 다가온 ‘서유기’지만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그려내었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동양식 환타지의 진수이자 사상적 결정체라고 불리는 ‘서유기’는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이제까지 선보였던 작품 세계관과도 겹치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사상적 집합으로 사고를 강화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특유의 동양화의 느낌을 자랑하는 펜선에 이르기까지 ‘서유기’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내면서도 모로호시 다이지로 특유의 기이한 이야기의 재미가 더해지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기 마련이다.

‘서유요원전’은 독자들이 기대한 모로호시 다이지로식 서유기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보여주었다. 필생의 ‘라이프 워크’가 되었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쏟은 작가의 정성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이야기꾼 모로호시 다이지로, 환상적인 작풍을 선보인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배여 있다. 제천대성 손오공을 비롯하여 저팔계와, 삼장법사 등 어린 시절부터 두근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던 서유기의 모습들이 담겨 있지만 기묘하게 비틀어진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기이한 이야기가 되었다. 역사적 배경에 충실한 당나라의 모습이 지면 위애서 재현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사실적으로 동시에 환상적으로 새로운 서유기로 탄생되었다. 손오공은 사람의 아이로 태어나면서 보다 현실적인 위치를 획득하고 또 다른 손오공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으며 전체적인 기둥은 ‘서유기’에서 차용 된 내용들이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서유기’이면서도 ‘서유기’가 아닌, ‘손오공’이면서도 ‘손오공’이 아닌 이야기, 서유기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면서도 서유기의 영향에 전혀 휘둘리지 않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들려주었던 기이한 이야기,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보여주었던 작풍은 ‘서유요원전’을 위해서였던 것은 아니였을까? 어떻게 서유기의 모습들을 이토록 환상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서유기의 이야기들을 이런 식으로 비틀어버리며 흥미진진하게 들려줄 수 있었을까? 만일 독자들이 작가에게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면 이 작품을 완결시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