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흔히 하는 말로 "불어는 마르셀 프루스트를 만난 것이 행운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정도로 마르셀 프루스트는 불어만이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켰고 불어의 아름다움을 가장 이상적으로 소설로 구현했다고 합니다. 전 불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 의미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번역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참 된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정도는 알겠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말로 번역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경험할 때 느끼는 감정들은 감탄사의 연발이라고 이야기 하게 됩니다. 그만큼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감각들은 번역을 거쳤음에도 언어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그 정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일미디어에서 발행 된 판본을 감상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한글로 접할 수 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시대극적인 단어가 보이긴 해도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그리고 감상하고 난 후에 느끼는 감정들은 원본을 읽은 독자들의 감정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방대한 분량이 부담 되신다면 한 권으로 읽는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단 '한권으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절대 줄거리 요약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의 느낌이 어떤지,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는 무엇이 있는지 파악 할 수 있도록 '발췌한 부분 수록 편집본'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작품 특유의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문장의 유려함을 느끼는데 부담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롤랑드 코스와 조르주 르무안이 새롭게 만들어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굉장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짧은 문장과 함께 하는 삽화의 존재는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적인 느낌과 이미지 보드의 느낌으로 새롭게 재현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판본은 개인적으로는 국일미디어판보다는 약간 망설이게 됩니다. 3권으로 구성 된 두꺼운 양장본이다 보니 휴대가 힘들고 나중에 읽었던 판본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약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처음 국일미디어판보다는 덜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동서문화사판을 먼저 읽었다는 과연 어떤 느낌으로 두근거렸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워낙 원작이 대단하다 보니 마찬가지가 아닐까도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국일미디어판형보다는 덜한 느낌입니다.



'이 작품이 어떤가요?' 라고 묻는다면 '지루해요.'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루함'이라는 것이 '재미없다'라는 말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순간 반짝이는 감성과 과거의 이미지를 상기하는 전해오는 순간의 감동은 그 어떤 작품에서도 맛보기 힘든 두근거림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