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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수많은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습니다. 특히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3기에 해당하는 시절에는 리어왕과, 햄릿 등 이른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불리는 걸작을 쏟아내며 오늘날까지도 전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고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던져주고 있죠.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역량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는 4대 비극은 당대의 모습에 정면에 맞선 파격적인 이야기전개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 언어의 달인이기도 한 셰익스피어의 문장이 만들어내는 주옥 같은 명대사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지 확인 시켜 주었습니다.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물론이고 영어라는 언어가 얼마나 멋진 언어인지를 보여주며 하나의 작품 안에서 그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잠재적 가치를 폭발시켜 나갔죠. 무엇보다 비극이라는 극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슬픔을 통한 카타르시시는 가슴 깊이 파고드는 강렬한 극이 될 수 있었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는 감동을 성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비극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감추어져 버리기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까?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비극이 가지고 있는 모습은 셰익스피어가 가진 희극적 요소들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지닌 장점들을 잊고 지나치게 가게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나요?

희극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비극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동일성산에 놓고 본다면 희극이 비극을 넘어서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웃음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슬픔이 주는 아픔이 감정을 더욱 깊게 파고들어 오래도록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비극을 통해 작품의 무게감을 실어 주제의 깊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으며 인물에 대한 묘사 역시 디테일하게 파고 들 수 있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만년에 이르러서는 템페스트와 같은 희비극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도 희극과 비극의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