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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 제12장 - 키클롭스

sungjin 2012. 4. 3. 00:39



종교적 신념을 버릴 수 밖에 없었고, 문에부흥운동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반평생 고국을 떠나 방랑자로 살아야 했으며 결국 스위스 취리히에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죽은 후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가 전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할 수 있었고 매년 6월 16일 블룸즈데이를 기념하며 고국 아일랜드에 그 영혼을 깊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제임스 조이스는 누구보다 고국 아일랜드를 사랑한 국민이였고 그 마음을 율리시스에서 모두 담아내었기 때문이다.

키클롭스의 장의 주역은 “시민(CITIZEN)”이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이름을 구체적으로 부여하였던 제임스 조이스는 이번 장에서는 어떤 이름도 부여하지 않고 오직 ‘시민’이라는 단어로 명칭하였다. 시민은 오딧세이야에서 키클롭스에 대응하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영웅적인 존재로도 대입될 수 있는 캐릭터다. 아일랜드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이스는 구체적인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순간에서 율리시스를 읽고 있을 아일랜드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영국인들을 개놈이라고 대놓고 말하는가 하면 귀족들은 사냥꾼이라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빅토리아 여왕을 늙은 암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시민은 통쾌하고 시원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뱉어낸다. 크롬웰의 잔인함과 야만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었다.

아일랜드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고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아일랜드를 잊지 않도록 하였다. 아일랜드의 명소를 떠올리게 만들고 아일랜드의 언어를 상기시킨다. 결코 사라지지 않도록 뿌리 깊은 곳에 이를 수 있도록 아일랜드의 모습들을 조이스는 시민의 입을 통해서 강조한다. 키클롭스의 장이 때로는 지나친 과장으로 인해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은 아일랜드 사람이 쓴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민족적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조이스는 아일랜드를 위해 키클롭스의 장을 헌정하였다.

하지만 조이스는 지나친 민족주의로 인해 야기 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블룸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그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을 두었고 배척하였다. 국가라는 울타리에 갇힌 나머지 객관적인 시선을 잃어버리고 기울어질 수 있는 생각들을 바로잡게 한다. 더블린 사람들부터 이미 문학을 통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은 비판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임을 보여주었던 제임스 조이스는 율리시스에서 더욱 강도 높게 비판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율리시스는 조국 아일랜드에 바치는 헌정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일랜드를 감시하고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의 역할이 은연 중에 포함 되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