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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정식 발행된 우루세이 야츠라의 타이틀을 보면 "시끌별 녀셕들"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각종 만화잡지의 기사등에서 우루세이 야츠라를 "시끄러운 녀셕들"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 역시 "우루세이 야츠라"라는 제목 대신 "시끄러운 녀셕들"이라는 제목으로 부르곤 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이것이 맞다고는 정확하게 말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둘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시끄러운은 우루세이가 아니라 우루사이라고 말해야 하며 작품의 제목에도 별성(星)자가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시끌별이라는 표현이 더 옳다고 할지도 모른다. 또한 라무의 고향 별의 이름이 우루성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루별의 사람들"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제목이다. 때문에 우루세이 야츠라는 굳이 번역하기 보다는 원제 그대로 "우루세이 야츠라"라고 말하는게 가장 옳은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일종의 타카하시 루미코 특유의 언어 유희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러한 말 장난은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세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팬들에게 그녀의 작품을 들기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하는 요소이다.

타카하시 루미코는 자신의 작품 타이틀의 제목을 중의적인 표현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이러한 중의적인 표현은 그녀의 단편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녀의 대표적인 걸작 단편 중 하나인 "P의 비극"의 경우 P를 애완동물을 의미하는 "펫트"로 해석 가능하지만 작품의 등장하는 "펭귄"이라는 듯으로도 해석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말고도 "1orW"이나 "웃는 표적", "잊고서 잠들라"등 그녀의 작품에서 이러한 중의적인 표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언어 유희를 통한 타카하시 루미코의 말장난은 타카하시 작품을 즐기는데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지나가지만 아는 사람은 작품을 보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고 설사 몰랐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이러한 언어 유희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다시 그 작품을 읽을 때 새로운 재미를 또 하나 찾아내게 되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또 하나 대표적인 타카하시 루미코의 중의적인 표현에 대해서 예를 들자면 "루믹 월드"를 들 수가 있겠다. "루믹 월드"는 원래 타카하시 루미코 걸작 단편집 1,2권에 부제로 적혀 있는 제목이다.(이외에도 인어시리즈에는 "루믹 월드 스페셜"이라고 부제로 적혀 있다.) 하지만 현재는 "루믹 월드"는 단순한 단편집의 부제가 아니라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또 하나의 뜻이 숨어 있는데 "루미코+와루도"의 합성어라는 것이다. 즉 루미코를 나눈다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으며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세분화시키기도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타카하시 루미코의 중의적인 표현을 통한 언어 유희는 솔직히 번역판을 통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종종 있다. 위에서 예를 든 "우루세이 야츠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일본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 못한다면 알아채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P의" 같은 경우에는 영어를 이용한 중의법이므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국내의 여건상 타카하시 루미코의 이러한 언어 유희를 즐기기에는 부족하지만 아무튼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말장난을 통해 작품을 즐겨보는 것도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중 하나이니 한번 이러한 말장난을 찾아보며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200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