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etc/TALK

슬로 스텝

sungjin 2012. 1. 22. 13:05

©ADACHI Mitsuru/SHOGAKUKAN/대원씨아이



미유키와 터치의 연재 시작부터 H2의 연재가 종료 될 때까지 1980~200년대 사이를 흔히 아다치 미츠루의 전성기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은 물론이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호평 속에 많은 인기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되죠. 작가자신도 다시는 그려내기 힘들거라는 주옥 같은 명작들을 쏟아내었고, 아다치 미츠루의 팬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만화인들 역시 그 시절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명작이라고 할 정도로 아다치 미츠루에 대한 신뢰가 절정을 이루던 시기였죠.

그런데 유독 ‘슬로 스텝’만큼은 평가가 조금은 부정적입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매너리즘의 폐혜를 단적으로 드러낸 탓도 있지만 당시 초등학교 여학생이 주독자층이였던 ‘챠오’에 연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묘하게 작품의 성격에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서 이질적인 작품이 되어 버린 탓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2012년 다시 한번 대원을 통해서 발행 된 슬로우 스텝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시 생각해 봐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다치는 직구를 던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곳곳에 감추어져 있는 복선들과 엇갈리는 듯한 미묘한 감정의 줄다리기, 예측불허의 개그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더군요. 아마 H2 이후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아다치의 작품들에 조금은 목말라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