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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공포의 외인구단

sungjin 2009. 5. 5. 13:47

©이현세/세주문화사

공포의 외인구단은 이현세라는 작가를 단숨에 국민적인 인기작가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요한 만화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만화 만화역사의 한 페이지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이 작품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은 대단하였다. 작품에 대한 평가, 인기 등은 물론이고 이후 이 작품이 미친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여기저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이야기는 극단적이고 지독하다. 캐릭터들은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고, 자위적 설정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진행되며 한 발짝만 물러서서 생각한다면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적어도 현실적이라고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공포의 외인구단의 이야기는 무언가 억지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공포의 외인구단의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야기의 작위성이나 비현실성을 뛰어넘는 상징성이 사회적 모습을 대변하며 대리만족을 주었으며, 극단적인 설정과 이야기 전개를 통해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주제를 강하게 표현해내며 독자들의 가슴 속 깊이 파고 들 수 있었다.

팔이 없는 사람들, 퇴물로 취급받은 사람들, 정신력에 문제가 있고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독한 투쟁들은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위치에서 모든 것들을 격파해 나가며 보란 듯이 세상에 소리치던 그들의 이야기는 당시 독자들의 마음을 크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물론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작품에 대한 지지를 보다 강하게 만들어 준 것도 있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모습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힘없이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과거사의 모습을 대신해서 한을 풀어주었으며 힘없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폭력에 당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마음의 울분을 풀어주었던 것이다. 자칫 위험한 사상으로 변질 될 수도 있는 외인구단의 이야기는 자신의 주장을 크게 외치며 지금은 잊혀져버린 민중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서울 정도로 사랑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었던 까치와 마동탁, 엄지의 이야기는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다. 라이벌의 극단적인 대립관계는 각각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위치를 대변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면서도 욕망에 대한 본질적인 공통분모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지나칠 정도로 작위적이고 처절한 이야기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주제와 함께 중독성을 띄고 있었다. 아웃사이더들로 구성된 외인구단은 시대의 반항아가 아니라 또 하나의 바람을 담은 대변자로서 그 역할을 완수하였다. 어찌 보면 이토록 처절하고 지독한 이야기였기에 외인구단에 담겨 있는 작가의 외침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전해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