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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푸른 청춘

sungjin 2009. 3. 18. 22:03

©MATSUMOTO Taiyou/SHOGAKUKAN/애니북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에 언제나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군더더기 없는 완벽함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야기의 구성에서부터 화면 연출, 컷의 밀도와 주제에 이르기까지 마츠모토 타이요가 펼쳐낸 작품 세계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작품 속에 실험과 파격, 재미와 감동을 가득 담아 놓았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단편집 ‘푸른 청춘’은 작가의 작품 세계가 이미 초기부터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단행본이다.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청춘의 모습들은 우울하고 어둡기만 하지만 밑으로 하강하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추락은 또 다른 마츠모토 타이요의 청춘의 성장통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그의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변주되어 온 마츠모토 타이요식 성장통은 이미 초기 시절 단편집 속에서도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며 일관 된 주제의 연장선상의 원점을 보여주었다.

특유의 펜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타일리쉬한 그림체와 그래피티의 향연을 통해 초창기부터 그의 작품 세계의 진수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화면 가득 채워지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마츠모토 특유의 낙서 감각은 렌즈 너머로 투영 된 듯한 화면 구도와 그만의 독특하고 세련 된 필치가 마음껏 펼쳐지며 보는 즐거움의 진수를 보여준다.

목숨을 걸고 손바닥 치기 게임을 하는 2인자, 불량학생 3인조에게 주어진 리볼버 권총으로 선택한 러시안 룰렛 게임, 갑자원의 열기를 느껴보지도 못한 채 마작에 심취한 야구부원, 철콘 근크리트의 스즈키와 키무라의 옛날 이야기 등등 7편의 단편들을 통해서 마츠모토 타이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우울하고 침울하다. 학창시절의 밝고 아름다운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 러브 스토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뒷 골목의 낙오자들, 빛이 비치지 않는 또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불쾌하게 그려낸다.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의 특성상 보다 함축되고 밀도 있게 구성 된 이야기를 통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일관 된 주제를 전해준다.

마츠모토 타이요는 언제나 탁월한 감각으로 그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지만 동시에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푸른 청춘은 이 같은 작가의 작품 세계가 초기부터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단편에서도 여전히 매력을 가지는 마츠모토 월드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