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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U TEZUKA/Tezuka Production/AK커뮤니케이션
테즈카 오사무는 평생에 걸쳐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작품 속에 나타내었다. 특히 74년 소년화보사의 주간소년킹에 발표하였던 ‘종이요새’는 작가의 전쟁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반전 사상이 짧은 단편 속에 조용하지만 호소력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같은 잡지에서 1년 뒤에 발표하였던 すきっ腹のブルース와 함께 전쟁에 대한 부정으로 출발하고 있는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 세계를 정면으로 통과하는 대표작으로 단편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밀도 있는 구성과 무게 있고 깊이 있는 주제를 가지고 오사무 테츠로라는 작가의 분신격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전적인 사소설적 경향을 띄면서도 만화라는 픽션의 세계를 적절하게 녹여내었다. 세미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이 이야기는 픽션임에도 강한 현실감을 형성시키며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시대의 공기를 공유시켜 낼 수 있었다.
전쟁에 대한 상처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만화를 그려나가는 오사무의 종이요새는 비단 오사무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공통되는 자신만의 세계일수도 있다. 찢어지기 쉬운 약한 종이로 만들어진 요새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며 동시에 전쟁에 저항할 수 있는 요새이기도 하다. 약하기 때문에 이것밖에 지킬 것이 없는 자신만의 요새는 바로 테즈카 오사무의 젊은 날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모든 것이 구속되고 통제된 사회 속에서 만화가가 되고 싶은 오사무의 바램과 작가가 평생에 걸쳐 전달하고 싶었던 전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이 단어는 지면에서 나와 독자들에게까지 충분히 전달 될 수 있었다. 어떤 미사어구를 붙여 전쟁을 정당화시킨다고 하더라도 전쟁이라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참혹한 세계, 잔인한 인간의 본성, 지워질 수 없는 마음의 상처와 아픔에 대해 작지만 강하게 전해온다. 공습의 공포가 생생하게 전달되고 마음의 아픔이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어온다. 종이요새는 테즈카 오사무가 원했던 것은, 그리고 그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그 어떤 작품보다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오는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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