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신보물섬

sungjin 2008. 10. 17. 15:57



©OSAMU TEZUKA/Tezuka Production/AK커뮤니케이션

테즈카 오사무가 디즈니를 비롯한 미국 애니메이션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테즈카의 만화 세계 전편에 걸쳐서 발견되고 있다. 아톰의 외형의 모티브가 미키마우스에서 변형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며, 곳곳에 디즈니의 등장 인물과 미국 만화 캐릭터들이 까메오로 출연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로스트월드, 메트로폴리스, 넥스트월드로 이어지는 초기 SF 3부작에서도 뽀빠이, 미키마우스 등 그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테즈카의 작품 세계는 마음 한구석에서 분명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수도 없이 감상했다는 애니메이션 밤비에 관한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 그가 만화에서 보여준 화면연출은 애니메이션의 그것과 상당부분 일치함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테즈카는 기본적으로 소년만화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한 작가였다. 활극적인 요소가 강한 모험, 꿈과 희망, 만화라는 세계 속에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이 늘 생명력이 넘치고 있으며 작품에 활기가 있었다.

스토리를 담당한 선배 만화가 사카이 시치마와 함께 작업한 신보물섬은 이 같은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 세계의 근원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타잔과 보물섬, 로빈슨 크루소 등 서구 사회에서 인기있었던 작품들의 모티브가 섞여 있는 듯한 이 작품은 영화적인 화면 연출과 텍스트 위주의 만화가 아닌 그림과 컷의 연출이 돋보이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만화였다고 한다. 언급했다시피 스토리는 참신하다고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잡탕과도 같은 내용이지만 테즈카의 화풍, 연출 기법의 원석을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연출에 있어 신보물섬에서 나타난 소년만화 다운 활기참은 이후 테즈카의 만화가 인기를 모으게 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으며 이후 소년 만화에서 켄이치라는 이름으로 대활약을 펼치게 되는 피트의 모습은 테즈카 오사무 특유의 스타시스템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신보물섬은 테츠카 만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미 마아짱의 일기장(46년1월 4일부터 3월 31일까지 연재한 4컷만화)으로 만화가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4컷만화나 연재만화를 발표해 오고 있었지만 아카혼시대의 일인자로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인기를 모으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