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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U TEZUKA/Tezuka Production/AK커뮤니케이션
테즈카 오사무의 초기 SF3부작 중에서 가장 먼저 발표 된 로스트 월드는 소년만화다운 모험활극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년만화답지 않은 무겁고 진지한 주제로 호평 받은 작품이다. 컷 구성, 페이지 밀도, 액션연출, 스토리의 강약과 호흡의 분배 등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면면히 살펴본다면 이후 테즈카 오사무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고 있지만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주제, 이야기의 진행 중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 나타나는 내용들이 작품에 대한 평가를 높여준다.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 비교적 쉽고 단순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 사건의 전개는 이리저리 꼬이면서 진행되지만 복잡하거나 난해함을 덜어내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 쫓고 쫓기는 슬랩스틱 코메디의 활기와 테즈카 특유의 익살과 재치 넘치는 연출, 직설적이면서도 시원하게 꿰뚫어 버리는 비꼬기가 함께 한다. 어디까지나 성인이 아니라 아이들을 염두에 둔 소년만화라는 점에서 충실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무겁고 진지하다.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대립 구도, 마치 또 하나의 아담과 이브의 신화와도 같은 결말, 이미 지구가 잃어버린 과거의 모습을 담고 있는 또 하나의 별의 모습, 해피 엔딩도, 언해피 엔딩도 아닌 파격적인 결말과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이후에서 일관되게 펼치는 주요 테마의 초석을 마련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의 여운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기적인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면은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임에도 언제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며 잔잔한 감동을 주곤 한다. 켄이치가 아야메에게 인간 사회는 분명 바쁜 면이 있음에도 재미있고 살아갈 가치를 가르쳐 주는 장면에서, 마망고 별에 홀로 남은 두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이론과 진실을 알고 있는 수염탐정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슬픔도 있지만 기쁨과 희망이 함께 한다.
로스트 월드가 현재까지도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거장의 초기 시절의 SF작품이라는 시대사적인 가치 때문이 아니라 소년만화다운 공상과학만화이면서도 현재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는 깊이 있는 주제와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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