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베르세르크

sungjin 2008. 5. 5. 20:14
사용자 삽입 이미지










©KENTAROU MIURA/HAKUSHENSHA/대원씨아이

미우라 켄타로는 베르세르크라는 작품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환타지를 그리고 있지만 처절할 정도로 잔혹하고 바닥에서 발버둥치며 올라서는 이야기는 신과 인간의 운명과 어긋남 속에서 방대한 스케일과 힘있는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인과율의 시간 속에서… 배반과 욕망, 고통, 분노, 절망의 끝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구원의 메시지… 억압된 문명, 이단시 되는 것들에 대한 탄압, 암흑, 죄악 등 인간사에서 숨겨지고 터부시 되는 모든 것들을 담아내었다. 너무나 처절하고 비현실적인 베르세르크의 이야기가 묘한 리얼리티를 가지게 되는 이유도 이처럼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단면과 인간이 이루고 있는 사회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신에 대한 해석이 극단적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치밀하게 재현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더욱 사실감을 부여하였다. 검과 갑옷 등 작품을 이루고 있는 소도구에서부터 성벽과 마을 등 작품을 이루는 세계관, 검과 검이 부딪히는 결투와 군대와 군대가 맞붙는 대규모 전투 등 세심하게 그려진 그림들은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만들며 힘있게 펼쳐지는 연출은 보는 내내 압도당할 정도로 박력있게 펼쳐진다.

장면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힘과 무게감은 단연코 압도적이다. 처절함 그 자체라고 느껴질 정도로 펜선에 담겨 있는 강함이 느껴진다. 대검을 휘두르는 순간의 박력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힘이 실려 있다. 스토리 구성과 스케일의 규모에서도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게감은 놀라울 정도로 힘있게 다가온다.

마치 화면을 가득 채우다 못해 밖으로 넘쳐 흐를 정도로 압도적인 작품이지만 작품의 처절함에 침몰되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아주 작은 곳에서 전해주는 위트와 유머 감각은 작은 웃음이지만 독자들이 자칫 작품의 무게에 눌려 가라앉는 것을 막아준다. 처절하게 전개되는 가츠의 이야기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아니 어쩌면 작품 전체에서도 이질적이라고 느껴지는 그리피스의 존재감은 역동적이고 격정적으로 타오르는 증오의 불길 한 가운데에서도 순간의 고요함을 가져올 정도다.(작품 속에서 그리피스의 존재감은 이단적, 이질적이라고 생각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작품의 큰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리피스의 “절대적”인 존재감은 한순간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그리피스라는 캐릭터의 위치를 탁월하게 연출해 내었다.)

중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신화의 영역, 처절한 피투성이의 동화, 압도적 스케일과 디테일한 묘사, 신과 인간, 운명의 굴레와 인과율의 흐름 속에서 자아내는 인간사의 비춰지지 않는 이야기 등 모든 것이 하나하나 엮어진 힘과 탄탄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