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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괴지이

sungjin 2008. 3. 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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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jiro Morohoshi/Futabasha/시공사

기이함으로 가득 채운…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단어, 특히 제괴지이를 관통하는 단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이함’이 아닐까?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시오리와 시마코 시리즈, 알게 모르게 많은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는 서유요원전 등 모로보시 다이지로는 매번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통해 독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조금은 괴기스러운, 하지만 극단적인 공포스러움은 아닌… 참신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라기 보다는 특이하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모로호시 다이지로는 그로테스크한 연출 속에서도 거부감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듯한 작품의 세계를 경험하게 만들어 버린다.

제괴지이는 이 같은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 세계의 연장선상에 정확하게 위치하고 있는 작품으로 중국의 괴담을 환상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작가 특유의 기담을 유유자적하게 펼쳐내고 있다..

요괴, 주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신비로움, 동양적 철학과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축적 된 제괴지이는 세계관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국의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티브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고전적이면서도 고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을 연출해 내고 있다. 때로는 엽기적이고, 때로는 능청스럽게… 기본적이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그려나가는 괴기스러움이 바탕에 깔려있지만 아무런 거부감 없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또는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신비로운 세계에 다녀온 것 같은 기이함으로 가득 채운 공기를 마시는 느낌이다.

독특한 화풍은 이 같은 작품 이미지를 한층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펜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로테스크한 그림들, 세상의 손이 닿지 않는 듯한 깊은 자연, 중국이라는 이국적인 무대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배경, 동양적 사상과 철학이 느껴지는 문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의 매력을 눈으로 느끼게 만든다.

옛날 이야기 같은, 하지만 너무나 독특한 필치와 상상력으로 빚어낸 기이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