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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한정

sungjin 2008. 2. 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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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zuki Kawashita/SHUESHA

카와시타 미즈키는 스토리 전개에 구애받지 않고도 작품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작가다. 때문에 딸기 100%의 연재가 길어지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꾸준한 인기를 모았을 뿐만 아니라 연재가 종료 된 이후에도 변함없는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의 작품 스타일은 특별히 소재나 이야기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의 기본적인 작품의 구성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보는 이들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와시타 미즈키의 펜선에서 탄생된 미소녀들이 가진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내는 능력, 여성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소년지 속에 녹아들면서 빗어낸 감성들, 발랄한 느낌이 가득 담긴 이미지와 밀고 당기는 맛이 톡톡 튀는 연출은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와는 관계없이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첫사랑한정은 이러한 카와시타 미즈키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엇인지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그녀의 펜선에서 탄생한 미소녀들이 가지는 캐릭터적인 매력은 작품보다는 특정의 히로인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가며 팬들을 양산할 수 있으며 특유의 활기가 넘치는 상큼함이 작품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 준다. 특별히 깊이 있고 디테일한 감성묘사가 아니더라도 순간순간의 감정을 담아 연출해내는 능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감성의 흐름이 탁월하다.

메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히로인들이 아니라 서로 다른 히로인들의 각각의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식 구성은 짧은 이야기만큼이나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전개가 돋보인다. 매회 바뀌는 히로인과 이야기는 스토리의 전개를 길어지게 하면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남녀간의 티격태격 줄다리기의 묘미가 줄어드는 대신 장기연재에 따른 이야기 구성력의 약화와 이야기전개의 흔들림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화창하게 개인 날로 가득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그림도 예쁘지만 저마다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히로인은 더욱 매력적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즐거움과 발랄함이 가득하다. 학원 러브 코메디가 가진 정석을 각 에피소드마다 반복되며 식상함을 줄 수 있음에도 오히려 학원 러브 코메디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가며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이야기의 극적인 재미는 다소 부족함 느낌이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재미가 떨어진다고 해서 작품의 매력이 떨어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언급했다시피 카와시타 미즈키의 작품이 가진 매력은 또 다른 부분에서 찾아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