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멋진 세상

©ASANO Inio/SHOGAKUKAN/애니북스

무능한 가장, 취업이 되지 않는 백수, 의욕 없는 재수생, 프리터, 따돌림 당하는 학생… 사회의 낙오자라고 취급받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삶을 조용히 비추며 살아간다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아사노 이니오의 이 멋진 세상은 전혀 멋지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멋진 작품이다.

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당장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이지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치열한 생존의 경쟁은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 사는 일상의 생활에서는 조금 비켜 나간 곳에 위치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나아가는 방향과는 조금은 비켜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한시라도 빨리, 바쁘게 원하는 곳으로 달려가기 위해 지름길을 찾기 보다는 남들보다 뒤떨어지고 점점 차이가 벌어지는 그들은 언제나 앞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공이라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 목표를 성취하고 타인들에게 인정 받아야 하는 인생이 아니라 살다 보면 멋진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회적으로 나름과 같은 길을 가면 뒤쳐지는 사람들은 방황하고 현실의 벽에 좌절하게 되지만 그래도 순간의 행복을 느낄 줄 안다. 자신의 원하는 대로 세상을 흘러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하지는 않는다. 꿈은 점점 사라져가고 사회 속에서 찌들어가며 매일매일의 일상 속에서 특이할만한 사건 하나 없지만 그 속에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 찾아내는 살아가는 것에 대한 해답을 통해 치열하게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위로해 준다.

반어적인 의미를 지닌듯한 작품의 제목은 사실 제목 그대로 ‘멋진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힘들기 때문에, 좌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불합리한 위치에서 함께 바라보게 되는 세상을 통해 하나하나 인상 깊고 세심하게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온다.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언젠가 힘들었던 일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멋진 세상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