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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하얀구름

sungjin 2007. 11. 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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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AOKA Hisae/SHOGAKUKAN/애니북스

마음 속 깊이 스며드는 동화 같은…

이와오카 히사에가 동인지, 상업지 등을 통해 발표한 14편의 단편을 모은 ‘하얀 구름’은 한편 한편마다 풍부한 감수성을 담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시고 있는 작품이다.

동화 같은 순수함으로 채운 이야기들은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 현재의 일상 속에서의 성찰, 신비로운 세계의 경험 등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 속에서 티없이 맑은 느낌을 살려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수채화 같은 투명한 느낌으로… 치밀한 데셍이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정감 넘치는 그림체와 배경을 통해 보다 풍부하게 화면을 채운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이야기들은 포근하고 따스하게 전해진다. 귀엽게 그려진 듯한 캐릭터들, 푸근하게 그려진 배경은 유리알 같이 맑은 감성들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작품을 감상하는 동한 어느 새 푹 빠져들게 된다.

화려하고 예쁜 그림이 아니지만 아름답게 느껴진다. 손맛이 가득 담긴 배경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세심한 흔적들, 캐릭터의 표정 하나하나에서 읽어 낼 수 있는 감정들은 햇살과도 같은 반짝거림을 보여준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수채화 같은 느낌의 배경 속에서, 캐릭터들의 표정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반짝임은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는 평온함이 있고, 사회에 찌들어 점차 무감각해지는 감정들을 다시금 살아나게 만든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할아버지를 지켜봐온 개의 이야기, 무섭지만 포근한 밤에 대한 해답,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란 아내와 오랜 세월 뒤에 찾은 사라져 버린 고향마을, 회사 생활에 지쳐 있는 직장인 등 작가는 일상에서부터 환상에 이르기까지 공감할 수 있는 공감대와 함께 나누고 싶은 신비로움을 담고 조용하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웬지 소박하지만 아껴주고 싶은 이야기,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 이와오카 히사에가 들려주는 14편의 단편들은 이슬처럼 촉촉하게 메마른 감정을 적셔 줄 수 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