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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갈등들을 일상적으로 그려내며 이러한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삶의 의미를 진지하지만 부담 없이 그들의 관점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 작품은 연재가 장기화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지금도 여전히 이 작품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빛을 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서로를 짝사랑하는 타이라와 히나키 그리고 히나키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마코토, 역시 타이라를 좋아하는 타카오카(성별:남), 그리고 타이라와 죽음을 같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소꿉친구인 너무나도 완벽한 캐릭터 만리, 그리고 이 작품의 폭소탄인 바보 삼총사 미시바, 바바, 카스카와 일편단심 마코토를 좋아하는 하나시마다를 비롯하여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혀서 재미있는, 아니 재미있다기 보다는 그들의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은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에피소드든 아니면 다소 거리감이 있다고 느껴지는 에피소드든 할 것 없이 변하지 않는 빛을 발하며 보는 이들에게 “반짝임”을 선사해 주고 있다.
작가의 탁월한 감성 묘사와 섬세한 감정의 흐름 연출을 통해 스며드는 캐릭터들의 생각들은 반드시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이상’에 가까운 내용들도 상당 수 차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그려내는 학창 시절의 모습들은 분명 세월의 흔적 속에서 바래지고 변해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변함없는 반짝임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작품에서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면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타이라의 눈을 통해서 비춰지는 세상의 모습은 언제나 밝고 따스함을 채워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다.
세상의 모든 괴로움도 타이라와 함께 하면 즐거웠던 추억으로 변해 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현실적으로 날카롭게 파헤치며 세상을 그려내는 작품들은 분명 ‘리얼’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 작품의 주인공 타이라처럼 따스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통해 그려지는 삶의 의미야 말로 또 다른 소중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들의 삶은 그렇게 되지 못했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세상은 그렇게 되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속에서 비춰지는 삶의 단면 속에서 그려지는 생각들, 지나치기 쉬운 곳에서 끄집어 내는 따스한 감성들이 보다 가슴 속에 깊이 스며 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야마자키 타카코의 “보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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