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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용사가 아닙니다.
용왕을 물리치는 것.
그것은 당신의 역할이 아닙니다….』

 

 게임을 하면서 이렇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 시절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드래곤 퀘스트의 스핀오프로 파생된 샌드박스 액션 게임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 아레프갈드를 부활시켜라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감정은 어린 시절 잠 못 이루게 만들던 정의의 용사의 이야기를 가장 예상하지 못한 주인공을 통해 가장 정통적인 방법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 속에서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당신은 용사가 아닙니다.”라고엑스트라보다 약하고, 수련을 통해서 강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멋훗날 태어날 용사를 위해 희망의 빛을 건설하는 것이 주인공의 임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물을 만들어 내는 힘을 지닌 빌더이기 때문에 강력한 무기는 만들 수 있지만 그걸 다루는 용사만이 용왕을 물리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주인공은 가장 용사다운 모습으로 용왕을 쓰러뜨리고 세상을 구하게 됩니다. 힘도 가장 약하고 더 이상 강해지지도 않지만 누구보다 굳센 용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아이템이 강력하긴 하지만 순수한 육체적 강인함은 수녀님보다도 약합니다.)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 중에서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국내 발매시 타이의 대모헙)”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용기”… 바로 그것이 용사의 유일한 무기라고 합니다. 용사는 전사처럼 칼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마법사처럼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하지도 못하고, 승려처럼 회복 마법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도둑처럼 민첩하게 잠입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용사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 힘. “절대로 굴하지 않는 용기”가 있습니다.

 

 "용사는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인물"이지만 용기가 있기에 누구보다 강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방도 그렇고 주인공 다이도 타고난 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용마인이라는 절대적인 강력함을 발휘할 수 있었던 주인공 다이는 물론이고 모든 분야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마스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아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그래서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겁쟁이에서 출발해서 누구보다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주었던 포프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이 게임의 주인공이야말로 바로 위 아방의 대사에서 나온 용사의 무기는 용기라는 말에 가장 부합되는 캐릭터이라는 점입니다. 눈앞에 있는 친구들의 세상을 위해 용왕에 맞서는 모습은 어린 시절부터 매번 보아왔던 용사의 모습이였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소모시켜가면서 용기 있게 용왕을 물리치는 용사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고전적인 테마지만 언제나 두근거리게 만드는 이야기의 보물창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주인공은 더더욱 두근거리게 할 수 없습니다. “강한 용기를 지닌 약한 주인공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