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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 컬렉션

sungjin 2007. 10. 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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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재)부천만화정보센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되었던 거장의 작품들을 감상할 때에는 흔히 두가지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과연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며 재미와 감동은 선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의외로 이야기로 들었던 것보다 부족한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동우 컬렉션을 감상하면서 느낀 감정은 두가지 모두였습니다. 풍운아 홍길동이라는 만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비롯하여 수많은 명작들 특히 어린시절 소년중앙에서 다른 연재만화 이상으로 재미있게 감상하였던 진주햄 소시지 광고 만화에 이르기까지 신동우 화백이 발표하였던 대표작 16편이 선별되어 소문으로만 듣던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상상 이상으로 두근거렸습니다.

처음 책장을 펼치면서 이런 두근거림은 이내 가라앉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지면 관계상 완결 된 작품을 수록할 수 없어 일부만을 발췌한 편집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제대로 된 작품을 감상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다른 과거의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림이나 연출을 떠나 과거의 명성을 가진 작품들은 단순히 추억 속에서의 미화 때문이 아니라 분명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읽었을 때에도 세월을 넘어 두근거림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명랑만화, 공상과학 만화 등 수많은 장르를 통해 익살과 재치를 채워 넣고 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작품들임에는 틀림없지만 솔직한 느낌은 두근거릴 수 있는 감정을 채울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수록 된 풍운아 홍길동을 감상하면서 이 같은 부정적인 느낌은 단숨에 날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사회적 모순과 차별 속에서 부조리를 타파하며 동시에 억압과 착취 속에서 어려움을 안고 있는 서민들의 한을 통쾌하게 풀어주던 홍길동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돌바위와 곱단이 등 신동우 화백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통해 원전과는 다른 그 이상의 재미를 주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한 재미를 보여주었고 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두근거림이 살아 있었습니다. 명랑만화가 특유의 익살과 재치가 있고 액션 활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진정한 명작은 세월이 흘러 다시 한번 감상했을 때에서 여전히 변함없이 재미와 감동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일시적 유행이나 트렌드를 타고 반짝하고 사라지는 작품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아닌 우리 자식들의 세대들에게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분명 가장 보편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동우 화백의 작품, 특히 홍길동은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명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