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누군가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세상이 좁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이론적으로한계가 있는 영역이 배제되기 시작하고 물리적인 경계선을 그어버리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규정지어버렸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세상을 마지막까지예측해버렸다. 그리고 과학의 존재는 사람들을 보다 냉정하게 만들고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서게 만들었다고한다. 합리적인 사고가 강조되고 비이성적인 사고가 푸대접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위 엉터리를 완성하는 허풍선이의낭만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과학은 세상을 더욱 넓혀주었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세상이얼마나 넓고 넓은지를 알게 해 주었고 아무리 멀리 나아가도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경계선이있다고는 하지만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세상의 저편으로 안내할 수 있는 매력을 심어주었고, 여전히 호기심가득한 무한한 우주의 바다 속에서 마음껏 상상력이 헤엄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과학이 만들어가는우주는 새로운 낭만을 채워 넣었다. 도전과 좌절, 그리고영원히 이어지는 인류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 현재의 우리들의 삶이 끝나도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지를 남겨놓았고 우주를 사랑하는 것이 인류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인터스텔라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더욱 감동을 줄 수 있었다. SF가지닌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서 잊지 않고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고 우주를 향한 무한한 꿈과 희망을 채워 넣을 수 있었다. 동시에 우주가 얼마나 죽음으로 가득 찬 암흑의 공간인지를 알려주었고 우주를 향한 도전이 얼마나 힘들고 위대한지를보여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허구를 과학을 통해서 철저하게 현실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과학이라는 만들어낸 현실적인 장벽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희망도 함께 내포하고 있었고 우주를사랑하는 것이 인류를 사랑하는 것임을 들려주고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위대한 도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인터스텔라는 SF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 SF가 전해줄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펼쳐내었고, 마음껏 들려주었다. 과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를 느끼게 하였고 우주를 향한 인류의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느끼게 하였다. 상상력이 자아내는 우주의 영상을 보면서 경외감을 가지고 감탄하게 된다. 보다높은 차원에서 과학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보는 이들에게 과학의 세계가 완성해내는 이야기는 이렇게나 훌륭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과학과 우주의 만남이 만들어 내는 기적을확인하고 찐한 감동을 느낄 수가 있었다. 상상력만 존재했다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동과 과학만 있었다면만들어 낼 수 없는 현실들이 영화 속에서 깊은 감동의 여운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미지의 과학의 영역에서도 SF이기 때문에 마음껏펼쳐낼 수 있었다. SF의 가장 큰 장점이 완벽한 이론으로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할 것같은 소망을 담아 과학이라는 형태로 꿈을 그려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상상하고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펼쳐내면서 이렇게 넓고 넓은 우주 속에서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감동적인지 느낄 수 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