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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재능 by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sungjin 2016. 9. 17. 13:38


푸시킨은 건드리지 맙시다. 그는 우리 문학의 황금 보고(寶庫)잖아요.

체호프의 바구니에는 향후 수년간의 식량과 , , 킁킁거리는 강아지, 크림산 술병이 있지요.

베들람의 베들레헴으로의 전도, 바로 이것이 도스토옙스키입니다.

투르게네프에서는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한가요?

제 아버지는 그와 톨스토이의 자연 묘사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찾아내곤 하셨답니다.

 

재능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신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시에 체르니솁스키의 또 다른 전기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로서의 자신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수많은 러시아의 문호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간다. 고골,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등살아오변서 누구나 한번 쯤은 듣게 되는 이름들이 언급되기 시작한다. 평소 나보코프의 소설이 자아내는 마법 대신 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 강의를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듣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과 함께 나보코프 자신의 생각,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 러시아를 떠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마치 교양소설처럼 끊임없는 문답을 통해 서로의 생각들이 나열되고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그 방대한 분량에서 쏟아져 나오는 러시아의 역사적 정보들은 때때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벅찬 정보의 압박이지만 동시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유의 재치 넘치는 유희를 통해 소설의 즐거움을 전해주면서 말이다.

 

체르니솁스키의 또 하나의 전기처럼 느껴진다.(본인이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를 이미 읽었고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운이 좋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소설 속에 삽입된 또 하나의 체르니셉스키의 전기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체르니셰프스키의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담은 것이 아니라 비판을 서슴지 않으면서 조소한다. 나보코프의 입장에서 문학적 방식으로 엄청난 지면을 할애하였고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찌 보면 안티테제로 인한 헌정서로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나보코프 자신의 교양소설로 봐도 되지 않을까? ‘재능을 통해 보여지는 일련의 성장과정과 성숙해가는 과정, 그리고 작가로서의 생각과 삶을 그려나가는 자전적 사소설의 느껴질 정도다.

 

재능은 상당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단 나보코프, 러시아, 체르니셰프스키를 연관시킬 수 있을 때라는 조건이 붙긴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