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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전자책 그리고 전자책 단말기와 태블릿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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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두번째 이야기 : 크레마 샤인을 구입 한 후

  

새롭게 런칭 된 크레마 카르타

 

1.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간적인 제약에서 벗어나서 어디서든 편리하게 책을 읽고 싶기 때문입니다.

 

2. 그렇다면 돈을 주고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을 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간적인 제약에서 벗어나서 작품의 가치를 보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한 목적이라면 보다 저렴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ink라는 패널의 단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E-ink 패널이 탑재 된 전자책 단말기를 사용하고 컨텐츠를 구매하는 이유는 책을 보다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읽고 공간적 한계를 넘어선 손안의 개인 도서관을 구현하기 위함이겠죠.

 

이번에 새롭게 출시 된 크레마 카르타의 경우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도가 높은 단말기입니다. 높은 해상도가 구현해낼 수 있는 미려한 글꼴이나 크레마 샤인에 비해 체감 명암비가 좋아졌기 때문에 보다 높은 만족감을 주고 있습니다. 보다 높은 수준의 가독성을 요구하는 분들에게는 부족해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게는 이정도 수준의 화면이면 충분히 종이책 수준으로 만족하고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디바이스의 구매 가격 대비 만족도는 이제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어떤 단말기보다도 훌륭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열린서재라는 어플리케이션 설치 기능을 통해 활용성이 높아진 점은 단말기에 대한 만족도를 보다 높여주고 있습니다. 텍스트 파일이나 PDF, 이미지 등으로 구성된 파일을 전용 뷰어를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몇 가지 아쉬움마저도 상쇄할 수 있는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즉 예스24나 알라딘 서점에서 구매한 컨텐츠 뿐만이 아니라 기타 타 서점의 컨텐츠까지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파편화 된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상당부분 흡수하여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만족스러울 수준의 퍼포먼스를 구현하기에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년 전 전자책 독서 환경과 비교한다면 굉장히 고무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PDF 파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제게 있어서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여전히 6인치 화면은 PDF를 읽기에는 부족하지만 높은 해상도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Setting을 통해 적어도 1단으로 구성된 텍스트 중심의 PDF 파일은 충분한 독서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말기에 대한 만족도를 이제 어느 정도 만족된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훌륭한 단말기가 나오겠지만 일단 책을 읽는 환경으로 제한하게 된다면 앞으로 나오게 될 E-ink패널이 탑재된 전자책 단말기는 하드웨어의 발달과 SPEC향상을 통한 높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단말기로 방향이 맞추어진다거나 보다 가격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 동일한 퍼포먼스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죠. 적어도 E-ink를 넘어서는 반사용 디스플레이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컨텐츠에 대한 비용을 지불함에 있어서는 망설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컨텐츠에 대한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불편함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종이책과 전자책이 동시에 나온다면 우선적으로 전자책을 구입하게 됩니다. 설령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보다 높아도 말입니다. 하지만 구매한 컨텐츠가 많다 보니 정리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요구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알라딘에서는 1,000권 정도 책을 구매하였는데 퍼포먼스가 느린 E-ink 전자책 단말기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페이지 다운이나, 어플의 구동정지, 프리징 등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적인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OS의 빠른 구동속도를 E-ink 패널의 느린 구동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마치 감각은 극한상황에서 극도로 집중력이 높아지고 예민해진 상태에서 지각의 한계영역까지 미세하고 많은 정보를 수용하지만 정작 몸의 움직임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제로의 영역에서 주행 중인 블리드 카가라고 비유하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구매한 책이 많으면 많을수록 점점 지옥으로 빠져들 것 같은 느낌입니다.

 

크레마 카르타를 사용하면서 불편함도 많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다른 누군가에게는 추천하기에 망설임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단말기이기도 합니다. 느려진 퍼포먼스 때문에 책읽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E-ink 단말기를 오직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장점만으로 구매 의욕을 높일 수 있을까? E-ink의 퍼포먼스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전용 뷰어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함에도 갈수록 프로그램이 무거워지는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까? 켄텐츠에 대한 서비스가 과연 손안의 도서관을 어느 정도까지 받쳐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니까요.

 

 

안드로이드를 채용한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터치, 크레마 샤인, 미라솔

 

PS 본격적으로 전자책이라는 개념에서 컨텐츠의 가치를 두고 시장을 열기 시작한지 5년입니다. 예스24와 알라딘의 페이지원’, 인터파크 도서의 비스킷’, 북큐브의 ‘612’‘815’, 교보의 아이리버 스토리 시리즈등 국내 서점에서 전용단말기를 출시하기 시작한 시점이 2010년부터였으니 5년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이미 사업을 철수한 올레이북-스토리W와 삼성의 SNE 시리즈, 누트 시리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죠.) 5년 동안의 시간이 흐르면서 도달한 현재의 전자책 시장을 생각해 볼 때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국내에서 제대로 된 전자책 시장을 열기에는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컨텐츠 소비 시장에 대한 확대보다는 여전히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면서 기존의 도서 시장에 대한 위기 상황만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접근성이 매우 높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인쇄매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책이라는 매체 자체가 이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종이책이든 디지털 형태이든 간에 이미 활자라는 무한한 다양성은 책이 아닌 다른 형태로 다른 매체와의 결합을 통해 전통적인 출판시장의 입지를 무너뜨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도 여기에 머물러 있다기 보다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시각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제한된 시장, 열약한 환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올해 크레마 카르타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컨텐츠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리디북스에서 페어퍼와 보다 가격을 낮춘 페이퍼 라이트라는 2종의 전용단말기를 출시하였습니다. LED-LCD간은 발광형 디스플레이에 밀려 더 이상 국내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힘든 E-ink단말기 시장에 오랜만에 신규 단말기가 동시에 런칭되었죠. 전자책 시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보다 새로 나온 단말기로 책이나 실컷 읽어야 된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요구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현재 제공 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 안에서 최대한 즐기는 것이 최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