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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소라의 날개(오리의 하늘)

sungjin 2015. 9. 20. 14:03

 

 

이 작품을 그리면서 작가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였을 때 작가는 책장에 꽂아놓고 싶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한다면 작가는 너무나 겸손하다 못해 웬지 지나친 겸손함으로 인해 삐딱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 나가면서 겨우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만화로 만족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책장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 혹시 이 작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고 이 작품이 왜 훌륭한지 설명하고 설득시키고 싶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떻게 해서는 키보드 배틀을 벌이면서 이 작품의 가치를 재평가하도록 만들고 싶을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서 소라의 하늘이라는 작품은 그 정도로 멋진 만화인 것이다.

 

연재가 계속 될수록 작품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그 빛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이 작품이 걸어온 길은 지나면 지날수록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연출이 훌륭하다. 경기의 박진감이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손에 땀을 쥐는 재미가 살아 있다. 이런 상투적인 평가가 아니라 처음부터 작가는 무언가 확실한 여정을 머리 속에서 그려낸 다음 단행본을 통해서 천천히 그리고 묵직하게 한걸음 한 걸음씩 자신의 길을 걸어오며 독자들에게 그 길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독자들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소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소라가 뛰고 있는 쿠즈류 고교의 이야기가 작가인 히나타 타케시의 모습으로 겹쳐보이는 것만 같다. 도대체 작가의 소라와 쿠즈류 고교의 이야기를 얼마나 더욱 빛나게 만들 것인지도 기대감이 가득하지만 이번에는 얼마나 더 멋진 만화를 완성하고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할지에 대한 작가에 대한 기대감도 가득하다. 농구라는 경기를 연출해 냄에 있어서 만화가 이 정도까지 구현해낼 줄 몰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히나타 타케시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욱 놀라운 플레이를 묘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단행본이 쌓일수록,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오히려 지루하기는커녕 더욱 아쉽기만 하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든다. 작품의 완성도나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넘어선 보다 본질적인 만화의 즐거움을 전해준다.

 

언제나 한결 같이

 

가장 소중한 작품에 대한 작가의 목표는 여전히 그대로이기 때문에 히나타 타케시의 소라의 날개는 작가에게 있어서도 독자에게 있어서도 변하지 않는 반짝임, 영원히 바래지 않을 것 같은 빛을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수많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상업성이 절대적 1순위로 기준이 된 현재의 상황에서 이 작품은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한 작품이 될 수 있지 많을까? 시대의 흐름에 밀려나는 작품이 되더라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마지막까지 걸어갈 수 있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작가는 작품을 통해 기적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소라의 날개는 기적이니까